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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화에서 이어지는 소소한 각콘일지.
오늘은 일도 손에 안 잡혀서 주섬주선 조금 더 덧붙여서 아무말이나 써두려고 한다.
◆납품 이후, 수정피드백이 온다.
각색콘이 일을 한다면 1) 각색을 하고 2) 콘티를 짜는 수행업무를 1차적으로 완료 후
피디님에게 완성된 작품을 전달하여 1차 납품을 완료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 계통의 업무가 그렇 듯 한 번에 통과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도 1~5개 사이로 수정사항이 발생하는 편인데, 보통 무조건 수정해달라는 식의
통보가 오기보다는 제안의 형태로 피디님들이 수정이 필요한 사유나 수정방안을
적어서 피드백을 주시곤 한다.
아래 이미지는 이를 설명하기 위한 예제 이미지.
피디는 워낙 종합능력치가 필요한 업무다 보니
피디님에 따라 콘티를 보는 눈과 피드백을 주는 역량이 드러나는데
많은 콘티를 봐오고 피드백을 해온 능력이 있는 피디님들의 경우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은
요청사항을 100%내지는 150%로 반영하곤 한다.
간혹 명령형이나 피디님 자신도 뭘 원하는지 스스로 몰라서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요'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들어들어 알고 있지만 훌륭한 역량을 갖춘 피디님들도 많기 때문에 피드백이 온다면 피드백이 원고를 더 좋은 방향으로 고치는 피드백이 맞는지를 판단하는 능력과 그걸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협업자로서 각색콘티 담당자가 갖춰야 할 자세라 생각된다.
다만, 피드백이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할 경우
그런 요구는 100% 수용해도 퀄리티를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스스로도 콘티를 보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 그리는 역량과 보는 역량
이건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분인데 잘 그리면 잘 보는 경우도 많지만,
잘 그리는 것 / 잘 보고 피드백을 해주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피드백은 산출된 결과물을 보고(분석하고) 피드백(문제점 파악 및 그에 대한 대안제시)을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논리가 필요하고.
논리를 합리적으로 전개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근거가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래서요~ 라는 식의 말은 설득하려는 사람의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개나 소도 설득되지 않는 말이다.
피드백의 정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런 판단을 이해시킬 수 있기 위해서라도 어떤 사유로 인해 이 수정은 합당한지 또는 이 수정사항은 퀄리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리소스를 낭비하는지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논거를 갖추기 위한 분석력과 대안제시를 위한 데이터 베이스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보는 역량 =분석하여 문제점을 파악하여 대응력을 갖추기)
관심있게 봐두는 연습을 해두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분석을 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세상에 만화도 웹툰도 많고 다양한 장르가 많다. 그만큼 다양한 연출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보지 않으면 아는 것이 없는만큼 좁은 시야로 문제를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작품을 볼 수 없다면 하다못해 좋은 작품들, 잘 된 연출을 하는 작품들을 봐야 분석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더 좋은 데이터베이스를 가질 수 있다. 연출도 글과 비슷하다. 다독이 글의 퀄리티를 높여주듯, 많은 연출(영화를 포함하여)은 그 자체로 경험치가 된다.
이런 역량은 기초적인 데이터 학습에 가깝다.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시야를 넓히고 확장하는 것이다.
시야를 넓게 볼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가 있으면 분석을 통해 나만의 연출에 대한 타 작품과의 차이점을 고민할 수 있고, 어떤 특정 장면에서는 일반적이고 자주 쓰이는 구도르 ㄹ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어떤 구도의 연출이 더욱 적절한지 왜 이런 부분이 피드백으로 지적되었는지 빠르게 파악 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피드백을 수용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하는 판단을 함에 있어서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본다.
리서치라는 단순하고 지난한 기초학습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항상 추천하는 부분이다.
생각보다 웹툰 업계 현장에서 웹툰을 보지 않는 작가들이 꽤 있을 뿐더러, 각색콘티가 '콘티'가 아닌 '웹툰'만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완성작을 보고 원래 콘티 단계를 유추해보며 공개된 콘티와 완성작의 차이점을 보다보면 스킨을 입히지 않은 뼈대 상태의 콘티가 어떤 형태였을지 유추해보는 작업도 흥미로울 것이다.
요는 (위에 열거한 리서치 방법이 아니더라도) 보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지에 대한 고민을 해봄직하다는 것.
◆ 하이브리드 인재는 블루오션.
예전에 잘 하는 각색콘티 작가가 없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와닿는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한 명만 뽑아도 여러 장르가 가능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하이브리드 인재 되기!
하이브리드 인재란 뭘까? 바로 남성향도 여성향도 모두 할 수 있는 육각형 역량의 각색콘티가 되는 법이다. 콘티의 뼈대를 볼 줄 안다면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알 수 있다.
말도 안되지만 그런데 또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한 쪽에 특출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웹툰을 직접 그려보지 않은 사람이 업계 중요 직책에 앉게 되면서 벌어지는 현상 중 하나인데,
남성향 숙련치가 높은 작가에게 여성향 쉽지? 그거 작업해봐. 하거나
여성향 숙련치가 높은 작가에게 남성향 쉽지? 그거 작업해봐. 하는
크나 큰 오류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다큐멘터리 카메라 감독이 만든 드라마가 휴먼 다큐멘터리가 되면 해당 장르 시청자가 원하지도 않고 선호하지도 않는 끔찍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웹툰도 그렇다.
웹툰의 각색콘티는 사실상 영화로 치면 총감독 포지션에 가까운 일인만큼 각색콘티 작가의 주요 작업 성향이 작품 연출시 기저에 깔리게 되면서 작품의 성향에도 드러난다.
이 매칭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여성향 / 남성향 / 세분화된 장르적 연출이 독자가 원하는 니즈와 어긋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어긋남을 줄여야만 퀄리티(퀄리티란 단순하 더욱 반짝이게 만드는 것 뿐 아닌 해당 독자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작품인가의 측면을 함께 다루었을때)를 높일 수 있다.
여성향에서 주요하게 사용되는 감정적 연출, 감정선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클로즈업과 감정몰입형 연출은 그 자체로 몰입력을 높임으로 인해 가독성이 높아지고 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간다.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데 특화된 연출, 그리고 대사가 없더라도 장면만으로도 관계도를 그릴 수 있는 감정선과 관련된 연출에 특화되어 있다.
몰입이 곧 가독성이 되는 여성향에서의 드라마 연출 능력을 스킬로 갖게 된다면 남성향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물의 감정에 몰입시킬 것인가, 카타르시스에 몰입시킬 것인가의 차이로 볼 수도 있겠다.
위와 같은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여성향 각색콘티라면 무협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무협은 액션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오래된 장르인만큼 (비로 신무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빠른 무협이 생겨났다고 해도) 액션과 더불어 스토리의 중요도, 드라마가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여성향 콘티의 강점을 익힌 각색콘티 작가라면 스토리가 잘 빠진 무협 작품을 잡게 되었을 때 오히려 빛을 발할 가능성도 높다.
물론 이를 위해 액션 콘티 연출을 잘 하면 좋겠지만 일정 이상의 데이터 베이스(많은 액션 연출 콘티를)가 쌓이기 전까지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재능있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할 수만 있다면 대단히 멋진 일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하면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요즘 남성향 콘티의 경향성은 빠른 피드백.
문제를 제기하는 컷 -> 이후 바로 그에 대한 대답이 되는 해답컷(피드백컷)이 한 화 내에서도 굉장히 빠르게 오고가는 편이다.
->해답컷에 대해 그렇다면 왜 그렇지? 라는 질문 컷 -> 그것에 대한 답변 컷.
1인칭에 특화된 가속연출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고 그 속도감 자체가 몰입요소로 작용된다. 여성향도 요즘은 빠른 흐름을 택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물살의 흐름은 여지없이 다르다. 속도감이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또한 장점이기 때문에 익힐 수 있다면 훌륭한 스킬이다.
남성향에서의 몰입은 감정적 연출 보다는 빠른 전개로 인한 카타르시스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시원시원한 컷을 사용하거나 전개를 가속하는 식의 연출이 많은 편인데 이는 웹툰의 특징이고 출판만화 스토리 호흡과는 또 약간 다르기 때문에 남성향 웹툰의 큰 특징으로 보면 좋을 듯 하다. (전반적인 남성향 서브컬쳐 매체가 그런 성향읠 띄고 있는 편이긴 하다.)
드라마와 속도감, 강약 리듬을 살린 연출과 액션씬까지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여성향과 남성향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인재!!! 열린 블루오션으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웹툰 업계는 현재 심각한 불황의 여파를 온 몸으로 맞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웹툰 업계로 취업을 하려고 한다면 하이브리드 인재가 되는 수 밖에 없다. 그런 인재들에게 웹툰 업계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왜냐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히려 그런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잘 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퀄리티 있는 각색 작가라는 차별성을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근직 쪽 얘기.
※하이브리드를 원했지만 끔찍한 혼종이 될 수도 있다.
끔.종이 되지 않으려면 각색을 잘 하고, 충분한 데이터 베이스가 필요하다.
다음은... 허... 가독성을 해볼까...
요즘은 유투브에 기존 작가님의 좋은 영상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그런걸 찾아보는 것은 어떤지 조언하고 있는데 ... 다음은 또
생각나면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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